; ; 나의 문제인가, 구조의 문제인가?” –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본 청년의 삶
 

나의 문제인가, 구조의 문제인가?” –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본 청년의 삶

 

오늘날 우리는 자신의 실패와 고통을 지나치게 ‘개인의 몫’으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청년층은 실업, 주거 불안, 불안정 노동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의 노력 부족이나 자격 미달을 탓하며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문제의 구조적 배경을 간과하게 하며, 실제로는 사회 전반의 제도적 모순과 불균형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

 

미국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즈(C. Wright Mills)가 제시한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은 바로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사고틀이다.

그는 이 개념을 통해 개인이 겪는 고통과 사회 구조의 연결을 인식하게 하며, 사회 문제를 단지 개인의 실패로 환원하는 것을 비판하였다.

사회학적 상상력

이 글에서는 사회학적 상상력의 개념을 설명하고, 이를 구체적인 사례와 연결하여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문제가 사회 구조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사회학적 상상력은 개인의 삶과 사회 구조, 그리고 역사적 맥락 간의 관계를 통찰하는 능력이다.

 

밀즈는 자신의 저서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1959)』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enables us to grasp history and biography and the relations between the two within society. That is its task and its promise.”
– C. Wright Mills,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즉,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역사(사회 구조의 변화)와 전기(개인의 삶)를 연결짓는 능력을 말하며, 이를 통해 개인이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을 더 큰 사회 구조 속에서 이해하고, 개인적 문제가 어떻게 공공의 이슈가 될 수 있는지를 통찰하게 된다. 

 

밀즈는 또 다른 핵심 문장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Neither the life of an individual nor the history of a society can be understood without understanding both.”
– C. Wright Mills

 

이러한 사고 방식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상호작용적으로 해석하는 통합적 인식을 의미한다.

개인화된 고통에 대한 구조적 재해석

현대 청년들은 실업이나 불안정한 삶의 조건을 스스로의 실패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사회학적 상상력의 사고와 정확히 일치한다.

 

단 한 명의 청년이 취업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청년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는 구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사고는 개인 책임 담론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오늘날 자기계발, 경쟁, 자기 브랜드화 담론은 ‘모든 것은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회 구조의 결함이나 불평등은 은폐되며, 개인은 끊임없는 자기비난과 무기력에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고통을 사회 문제로 환원하지 말고, 구조적 분석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형성할 필요성이 있다.

(1) 청년 실업 문제

한국 사회에서 청년 실업은 만성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에 들어 체감 청년 실업률은 16.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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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년은 “내가 부족해서”,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라며 자책하지만, 이는 개인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기업은 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프리랜서·계약직 등의 비정형 고용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과 산업 구조 재편 등으로 고용 창출이 줄어들고 있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이 문제는 노동 시장의 유연화, 고용 안전망 미비, 대학 교육과 실제 노동 수요의 괴리 등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다. 개인이 아닌 구조에 책임을 묻는 사고가 필요하다.

(2) 청년 주거 불안

또 다른 사례로 청년층의 주거 문제가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과 전세·월세 폭등은 청년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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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중심의 우수한 입지 시세 대비 합리적인 임대료 청년안심주택 주거 대안 떠올라 [아시아타임즈=이현주 기자] 최근 분양가와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청년층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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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고시원, 반지하, 쉐어하우스 등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거나 부모 집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 문제 역시 개인의 자산 부족이나 경제력 부족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주거 문제의 이면에는 부동산 투기, 공공주택 부족, 임대차 보호 제도 미비 등의 사회적 요인이 존재한다. 사회학적 상상력은 이러한 조건들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게 하며,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게 만든다.

 

뒤르켐의 자살론과의 연계

사회학적 상상력의 사상적 기반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의 자살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뒤르켐은 『자살론』(1897)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개인적 선택조차도 사회적 원인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했다.

 

그는 자살률이 일정한 패턴을 갖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사회 통합의 수준, 종교 집단의 결속력, 경제적 격변 등과 같은 요인이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는 개인의 고통이 곧 사회 구조의 반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뒤르켐의 분석은 밀즈의 사회학적 상상력과 같이 개인과 사회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강조하며, 사회 문제를 구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적 문제 vs 구조적 문제 – 사회학적 상상력의 시각

문제 상황 개인적 해석 사회학적 해석 (사회학적 상상력 적용)
청년 실업 스펙 부족, 면접 실패 고용 구조 변화, 정규직 축소, 산업 구조 재편
주거 불안 돈이 부족해서 독립 못함 부동산 가격 상승, 공공주택 미비, 임대시장 불안정
정신 건강 문제 개인 성격 문제, 스트레스 관리 실패 과도한 경쟁 사회, 고립된 인간관계, 자기 책임 담론 확대
교육 격차 학습 태도 문제, 공부 부족 사교육 의존, 부모 소득 격차, 지역 간 교육 자원 차이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한 사회적 연대와 인식의 확장

사회학적 상상력은 단순한 학문적 사고가 아니라, 개인이 겪는 고통을 구조적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그를 통해 연대와 사회 변화를 상상하는 능력이다.

 

개인이 자신의 문제를 고립된 사건으로만 받아들일 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반복된다. 그러나 사회 구조 속에서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집단적 노력과 정책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밀즈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개인이 사회 구조를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더 넓은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오늘날과 같은 불평등과 불안정이 일상화된 시대에 사회학적 상상력은 우리에게 비판적 사고의 무기이자 실천적 행동의 출발점이 된다.

 

나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 모두의 문제로 사고하는 능력. 그것이 곧 사회학적 상상력이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