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대 이후 관리해야하는 중요한 질병 - 치질, 치핵, 치루
 

40대 이후 관리해야하는 중요한 질병 - 치질, 치핵, 치루

한자어로 '치(痔)'라는 말은 '항문의 질병'을 뜻하는 말이며 '핵(核)'은 '덩어리'를 뜻하는 말로써, 치핵은 항문이나 하부 직장의 정맥총이 커지고 늘어나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를 말합니다. 항문관을 형성하는 점막 아래에는 많은 수의 혈관이 그물처럼 잘 발달해 있으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들 혈관과 점막 조직이 붓고 늘어나서 치핵이 발생합니다.

한편 '치질'이란 항문에 발생한 질병을 폭넓게 이르는 말로서 치핵 외에도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 항문의 염증으로 인해 누공이 발생한 '치루' 등이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 가운데 치핵이 가장 흔한 질환이어서 치질과 치핵이 혼동되어 쓰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치핵이 정확한 용어입니다.

 

정의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항문 농양 등을 통칭하는 말로, 위에서 예로 든 것 같은 증상은 의학 용어로 ‘치핵’입니다. 항문관 내에는 점막하 혈관, 평활근, 탄력 및 결합조직으로 구성된 혈관이 매우 풍부한 특화된 '쿠션'이 있으며, 이는 배변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변실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중력의 영향, 긴장, 불규칙한 배변 습관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항문 쿠션'이 아래로 늘어지게 되면 치상선 주위의 내층에서 분리성 종괴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병적 증상을 보이는 비정상적인 쿠션의 상태를 치핵이라고 합니다.

치핵의 발생과정

종류

치핵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 ​내치핵: 치상선 위쪽의 점막 조직에 발생한 치핵
  • 외치핵: 치상선 아래쪽의 상피 조직에 발생한 치핵
  • 혼합 치핵: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된 형태
치핵의 종류

 

원인

치핵은 항문이나 직장의 정맥 혈관의 압력 증가가 구조적 이상을 야기시켜 발생합니다. 변비나 설사 등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을 때에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비만이나 임신도 원인이 되며, 장시간 서 있는 행동, 장시간 앉아 있는 행동, 지나친 음주 등 항문 주위의 혈관을 늘어나게 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치핵의 원인이 되고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항문의 해부학적 이상이나 가족력도 원인이 됩니다.

50대 인구에서 절반 정도가 치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임신과 분만 후의 여성에서 치핵의 빈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태아의 무게에 의한 복강 내 압력 증가와 임신 중의 호르몬에 의해 치핵 혈관이 확장하고, 분만 시 항문 주위의 혈관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여성에서 임신 중 생긴 치핵은 임신 말기에 심해지지만 분만 후에는 대부분 진정됩니다.

 

경과 및 예후

출혈이나 가벼운 증상을 동반한 치핵은 식이조절, 팽창성 변 완화제, 수분 섭취 증가, 배변 시 과도하게 힘주지 않고 원활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존적 치료법으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모든 치핵 환자에서 우선 식이습관 개선이나 섬유소 보충이 권장되지만, 보존적 치료법으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거나 합병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치핵 자체를 제거하는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치핵 환자의 90% 이상이 치핵절제술 후 만족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은 진통제 및 배변 완화제를 복용하여 줄일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하루 수차례 좌욕을 실시하여 통증을 줄여주고 청결하게 유지하여 상처가 깨끗하게 잘 아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병태생리

직장과 항문 사이의 부분을 '항문관'이라고 부르며, 항문관 주위는 배변 조절 기능을 하는 항문 괄약근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항문관의 중간 지점에는 치상선이라 불리는 빗살 모양의 경계가 있고, 치상선 하부 끝은 항문판이라 불리는 작은 반달 모양의 점막 주름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항문판 상부에는 '항문선 와(窩)'가 위치하여 항문선 와의 안쪽에 있는 항문선(항문샘)으로 연결됩니다.

항문의 해부학적 구조

항문관은 높이에 따라 다른 형태의 상피로 덮여 있습니다. 치상선의 아래쪽은 피부 상피조직과 같은 항문 상피조직으로 구성되어 몸신경의 지배를 받아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치상선 위쪽은 직장과 같은 소화관 점막 조직으로 구성되고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아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증상

치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며,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있습니다.

  • 항문 주변의 가려움증
  • 항문의 불편감과 통증(특히 앉아 있을 때 더 심함)
  • 배변 후 화장지나 변기, 대변 등에 피가 비침
  • 항문 주위에 덩어리

내치핵의 증상: 탈항과 출혈

내치핵이 발생하는 치상선 위쪽의 점막조직은 피부조직에 비해 항문 벽에 느슨하게 붙어 있으므로 내치핵이 어느 정도 커지면 변을 볼 때 항문 밖으로 밀려나와 '탈항'이 됩니다. 그리고 점막 조직은 피부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변을 볼 때 상처가 생기면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막 조직은 상피 조직과 달리 감각신경이 분포하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내치핵 환자들은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내치핵의 증상

외치핵의 증상: 통증과 췌피

외치핵이 발생하는 치상선 아래쪽은 점막에 비해 단단한 피부로 덮여 있어 쉽게 출혈이 되지 않고 탈항도 되지 않습니다. 대신 외치핵이 커지면서 늘어난 피부가 항문 밖으로 만져지는 '췌피'가 생기거나, 피부 속에서 출혈이 되어 피하조직에 혈전이 발생하면 외치핵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외치핵의 증상

 

혼합치핵의 증상

대부분의 치핵 환자들은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된 혼합 치핵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혼합 치핵의 경우 앞서 설명한 모든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합니다.

진단 및 검사

항문에서 출혈이 있거나 변에 피가 섞여 있을 때 정확한 진찰과 검사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증상은 직장암 등의 다른 소화기 계통의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핵의 진단 및 다른 질환과 감별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 직장 수지 검사
  • 항문경
  • 직장경 또는 구불 결장경
  • 대장 내시경

치핵 증세의 발현과 배변 습관, 치핵의 빠지는 정도와 환원시키는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문진은 치핵의 진단과 정도를 알기 위하여 중요합니다.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하여 시행하는 직장 수지 검사는 치핵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한편 직장, 구불결장을 볼 수 있는 구불 결장경이나 전체 대장을 검사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은 유연한 관으로 항문을 통과하여 시행하는 진단적 검사 방법으로, 출혈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소화기계 질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하여 시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

치핵의 치료는 좌욕이나 약물 요법 등의 보존적 방법과 치핵을 얼리거나 굳히는 보조요법, 그리고 치핵을 떼어내는 수술적 방법으로 구분됩니다.

치료-약물 치료

내치핵의 주된 증상은 탈항과 출혈이며, 외치핵의 주된 증상은 췌피와 혈전으로 인한 부종과 통증입니다. 이 중 출혈과 부종 그리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증상치료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 배변 습관의 개선 및 식이요법
  • 온수 좌욕
  • 소염진통과 항균작용을 하는 좌약 및 연고제
  • 변을 부드럽게 하는 변비약과 혈액순환 개선제 등 내복약

치료-비약물 치료

보조요법

수술적 절제를 시행하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통해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심한 치핵은 치료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고무 밴드 결찰술: 치핵의 뿌리 부위를 고무밴드로 결찰 하는 방법으로, 확장된 정맥의 혈액 순환을 차단하여 수일 후 저절로 치핵이 떨어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 경화술: 조직에 경화 약물을 주사하여 치핵 조직을 경화시키는 방법입니다. 
  • 적외선 응고술/ 레이저 응고술: 적외선이나 레이저를 이용하여 치핵 조직을 태워서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수술(치핵절제술)

치핵의 크기가 크거나 보조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 또한 치핵이 탈출되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통하여 치핵을 제거해야 합니다.

치핵의 수술과정

치핵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늘어난 혈관과 피부, 점막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을 치핵절제술이라고 부르며, 치상선 아래쪽의 피부조직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에 치핵 조직을 제대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부위마취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방법의 치핵절제술이 있으며, 주로 시행되는 치핵절제술은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 절제 및 하부 결찰술
  • 절제 및 상부 결찰술
  • 절제 및 단순 봉합술
  • 감자 상방의 절제 및 소작법
  • 점막하 치핵절제술
  • 자동 문합기를 이용한 치핵절제술
치핵 수술 과정

자가 관리

좌욕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변 후에는 좌욕을 해서 항문을 청결
  • 좌욕에 사용하는 물은 일반 수돗물을 따뜻한 정도로 하여 사용
  • 좌욕은 한 번에 10분 정도씩 하루에 수차례 시행

 

합병증

치핵절제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항문 통증: 가장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진통소염제, 근육이완제, 국소마취약, 좌욕 등을 사용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배뇨장애: 항문 통증을 줄여 줌으로써 배뇨장애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 출혈: 소량의 출혈은 통상적으로 생길 수 있으나, 수술 직후 또는 7~10일째 결찰 부위에서 대량의 항문출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멈추지만, 지혈되지 않을 경우 마취하에 출혈부위의 결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감염: 흔하지 않지만 당뇨, 간경화, 그리고 면역기능 저하 환자에서 괴사성 연부조직 감염이 나타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빠른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 변실금: 대부분 일시적이나, 일부에서 영구적인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항문협착
  • 점막 외번

위험요인 및 예방

치핵을 예방하는 방법은 변을 부드럽고 쉽게 배변할 수 있도록 하여 항문에 걸리는 압력과 긴장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또 배변에 대한 욕구가 있을 때 참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여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짧은 배변 시간을 습관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배변 습관의 변화는 항문의 압력을 줄이고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섬유질은 신선한 과일, 채소, 잡곡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생활습관 관리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관리방법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충분한 섬유질과 적당량의 물을 섭취하는 것은 변을 부드럽게 해 줄 수 있습니다.
  • 술은 혈관을 확장시켜 치핵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배변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바로 화장실을 가고, 너무 오래 변기에 앉아 있지 않도록 합니다.
  • 설사를 유발하는 변비약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팽창성 변비약이나 섬유질을 공급해 주는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 차전자피(Psyllium Husk), 메틸셀룰로오스(Methylcellulose)

임신과 치핵

임신 후반기가 되면 대부분의 임신부들이 치핵을 경험하게 됩니다. 임신에 의해 커진 자궁은 우리 몸 하부의 정맥 압력을 증가시키고, 임신 중 분비되는 호르몬은 정맥의 확장을 유발하게 되는데 직장의 정맥총은 여기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임신 시에 발생한 치핵은 대부분 출산 후 저절로 호전됩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후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급성 탈항과 혈전을 동반할 경우에는 임신 중 또는 분만 후에 치핵절제술을 시행받아야 합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