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무섭기만 했던 존재들이 때로는 지혜롭고 감동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바로 무서운 숲속의 지배자인 호랑이와 가난한 나무꾼의 특별한 인연과 그 속에서 빛나는 효심을 다룬 동화입니다.
무시무시한 호랑이를 눈앞에 둔 나무꾼의 재치는 목숨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호랑이와의 독특한 형제 관계를 통해 서로 돕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도, 호랑이의 효심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은 물론,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가족 사랑과 의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전래동화 : 호랑이 형님
옛날 옛적, 깊고 험한 산속 마을에 가난한 나무꾼과 그의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매일 아침 일찍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갔고, 그날도 어김없이 지게를 짊어지고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습니다.
"아이고, 이러다 내가 굶어 죽겠구나! 차라리 호랑이한테 잡아먹히는 게 낫겠어."
혼잣말로 하소연하며 산을 넘고 있던 나무꾼의 앞에, 정말로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으르르… 네놈이 내 산에 들어와 감히 큰소리를 내다니! 오늘 너를 내 밥으로 삼겠다!"
호랑이는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눈을 번득이며 으르렁거렸습니다.
나무꾼은 머리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무서웠지만, 기지를 발휘해 눈을 반짝이며 외쳤습니다.
"형님!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제게 죽어서 호랑이가 된 형님이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당신이군요!"
호랑이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주춤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내가 네 형이라고?"
그러자 나무꾼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예, 형님! 어머니께서 항상 형님을 보고 싶어 하십니다. 오늘 당장 저희 집으로 가시지요. 어머니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호랑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는 지금 이런 모습이다 보니 어머님 앞에 나서기가 부끄럽구나. 호랑이 탈을 쓰고는 어머니를 뵐 수 없으니, 대신 내가 너희 가족을 돕겠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돼지를 가져다 줄 테니 그걸로 잘 살도록 해라!"
그날 이후, 호랑이는 꼬박꼬박 돼지를 물어다 놓았고, 나무꾼과 그의 어머니는 풍족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나무꾼은 호랑이 덕분에 부자가 되었고, 호랑이가 얻어다 준 색시와 혼인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잘 풀리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몇 년 뒤, 나무꾼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호랑이는 더 이상 돼지를 가져다 놓지 않았습니다.
궁금해진 나무꾼은 호랑이가 살던 굴로 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형님이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뵐 수 있을까?”
그렇게 호랑이의 굴에 도착한 나무꾼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굴 안에서 새끼 호랑이 몇 마리가 꼬리에 흰 베를 묶고 슬픈 얼굴로 앉아 있었습니다.
나무꾼이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얘들아, 너희들 꼬리에 흰 베를 왜 두르고 있느냐?"
새끼 호랑이들 중 하나가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습니다.
"우리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인간이셨는데, 그 슬픔에 아버지께서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시더니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할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흰 댕기를 달고 있습니다."
나무꾼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이고, 형님… 당신은 어머니를 위해 그렇게 효도하셨는데, 저는 아직도 부족했군요.”
그는 호랑이의 효심에 깊이 감동했고, 곧 어머니의 산소 옆에 호랑이의 무덤을 정성껏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묘비를 세우며 이렇게 새겼습니다. "효심이 지극했던 나의 형님, 여기 잠들다."
이후로도 나무꾼은 호랑이 형님의 은혜를 가슴속 깊이 새기며, 호랑이가 물어다 준 돼지로 번성한 가족과 함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효심과 의리를 잊지 않은 호랑이의 이야기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전해지며,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이 이야기에서 가장 강렬한 메시지는 순간의 재치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효심과 의리라는 가치입니다. 나무꾼은 호랑이와의 위험한 만남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재치 있는 대답으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 결과, 호랑이는 단순한 적대자가 아니라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 나무꾼과 어머니를 돕게 되었습니다.
호랑이의 행동은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비록 무서운 포식자의 모습이지만, 그는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준 어머니에게 진정으로 효심을 다했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며 생을 마감한 모습은 호랑이라는 존재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또한,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하고, 사람을 존중하며, 의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줍니다. 나무꾼은 호랑이의 은혜를 가슴 깊이 새기며, 그의 무덤을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실천하는 삶의 중요성을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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