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래동화 이야기] 호랑이를 잡은 바보
 

[전래동화 이야기] 호랑이를 잡은 바보

옛날이야기 속 바보들은 흔히 어리숙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지혜와 유머가 우리를 감탄하게 만듭니다. ‘바보’라는 단어가 단순히 어리석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넘어선 독창적 사고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바보도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잔소리를 들으며 마당에 나가 괭이를 든 순간부터, 그는 기발한 발상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이야기는 처음에는 엉뚱하고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놓쳤던 중요한 교훈을 스스로 되새기게 만듭니다. 누군가는 실수를 하고, 또 누군가는 이를 비웃기도 하지만, 결국 이 바보 같은 인물이야말로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독창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이 바보가 펼치는 엉뚱한 행동들 속에는 우리의 일상과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소중한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과연 그의 엉뚱함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전래동화 《호랑이를 잡은 바보》 

옛날 옛적, 어느 산골 마을에 어머니와 함께 사는 한 바보가 있었어요.

이 바보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하루 종일 밥 먹고 잠만 자는 게 일과였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볼 때마다 답답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어요.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이놈아, 다른 집 아이들은 나무도 하고 땅도 파는데 너는 하루 종일 이렇게 누워만 있느냐? 네가 이렇게 살다가는 뭐가 되겠니!”


어머니가 화가 나서 소리치자, 바보는 가만히 눈을 껌벅이며 말했어요.


“알겠어요, 어머니. 제가 나가서 무언가 해볼게요.”

 

그렇게 바보는 괭이를 들고 마당으로 나갔어요. 바보는 흙을 열심히 파더니 아주 깊은 구멍을 만들었어요. 그 다음은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보는 그 구멍에 앉아서 ‘푸드득 푸드득’ 큰 볼일을 보고는 흙으로 덮어버리는 게 아니겠어요?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혀 말했답니다.


“아이고, 저 놈이 뭘 하려는 건지!”

 

바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그 구멍 위에 깨를 한 섬 가득 뿌렸답니다. “깨를 심으면 뭐가 나겠지.”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어머니가 말릴 틈도 없이 자기 일을 계속했어요.

 

며칠이 지나고, 그 구멍 위에서 싹이 돋아나더니 시간이 갈수록 깨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어요. 깨는 주렁주렁 열렸고, 바보는 깨를 따서 열 가마니가 넘는 깨를 모았답니다. 그 깨로 기름을 짜 항아리에 가득 부으면서 바보는 혼잣말로 말했어요.


“좋아, 이제 다음 단계야.”

호랑이를 잡은 바보

바보는 기름을 짠 뒤 근처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왔어요.

그리고 항아리에 강아지를 넣었다 꺼내고, 다시 넣었다 꺼내기를 수십 번 반복했지요.

그 결과 강아지는 기름에 절어 반들반들 윤이 나고, 냄새도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나는 것이었어요.


“이제 됐어. 강아지가 준비됐으니, 다음 단계로 가야지.”

 

바보는 칡덩굴을 엮어 튼튼한 동아줄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한쪽 끝에는 강아지를 묶고, 다른 쪽 끝은 커다란 나무에 단단히 매어두었어요. 그러자 강아지에서 나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나갔답니다.

냄새를 맡은 호랑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음? 이게 무슨 냄새지?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잖아!”


그 중 한 마리가 냄새를 따라 강아지에게 달려들어 냉큼 삼켜버렸어요. 그런데 강아지는 참기름에 미끄러워져서 호랑이의 뒷구멍으로 쏙 빠져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어라? 이게 무슨 일이야!”

 

그 강아지는 다시 미끌미끌하게 나온 뒤 또 다른 호랑이에게 삼켜졌어요.

그리고 또 다시 뒷구멍으로 나왔답니다. 이렇게 강아지는 여러 마리의 호랑이를 차례로 지나갔고, 호랑이들은 기진맥진한 상태로 하나둘 동아줄에 꿰이기 시작했어요. 결국 바보는 수십 마리의 호랑이를 동아줄로 줄줄이 엮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호랑이를 잡은 바보

바보는 호랑이를 시장에 끌고 나가 모두 팔아버렸어요. 호랑이는 귀한 가죽과 힘센 동물로 큰 돈이 되었답니다. 그렇게 바보는 호랑이를 판 돈으로 집을 새로 짓고, 맛있는 음식을 사 먹으며 어머니와 함께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어요.

교훈과 메시지: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큰 성공

《호랑이를 잡은 바보》 이 이야기의 가장 큰 교훈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행동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말라는 점입니다.

바보의 행동은 처음엔 어리숙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창의적인 발상과 집요한 실행력은 그를 마침내 성공으로 이끌었죠.

어머니조차 한심하게 여겼던 바보의 행동이 결국 집안의 생활을 풍족하게 바꾸고, 호랑이마저도 상대할 수 있는 지혜와 기발함을 증명해 주었어요.

 

또한, 이야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작은 것의 중요성입니다. 좁쌀 한 톨처럼 작고 사소해 보이는 것이라도, 이를 소중히 여길 때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좁쌀은 깨나무로, 깨는 참기름으로, 참기름은 강아지를 매개로 하여 결국 수많은 호랑이를 잡는 성공의 발판이 되었지요. 작은 행동이 나중에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상 속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독창적인 접근법의 힘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방식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바보는 스스로의 행동으로 증명했지요.

 

삶의 문제들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기존의 틀을 넘어선 발상으로 접근할 때 문제가 풀리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