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래동화 이야기] 설문대할망
 

[전래동화 이야기] 설문대할망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신화는 우리의 삶과 자연환경에 대한 놀라운 상상력과 지혜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고 느끼는 자연의 모습과 땅의 형태가 과거 어떤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제주도의 웅장한 한라산과 주변 섬들은 단순히 자연현상의 결과물만이 아니에요. 이곳에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전설이 숨어 있어요. 바로 제주도의 거대한 거인, 설문대할망 이야기입니다.

설문대할망은 그 크기와 힘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존재였어요. 그녀는 한라산 꼭대기에 걸터앉아 바다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를 칠 정도로 거대했지요.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거대한 몸집만 가진 존재가 아니었어요. 제주도의 풍경을 창조하고 섬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는 우리가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신비와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줍니다.

 

설문대할망과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명주옷을 만드는 섬사람들의 열정과 할망의 단호한 성격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전래동화 《설문대할망》

옛날 아주 오래전, 깊은 바다에 둘러싸인 제주도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설문대할망은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몸집이 컸고, 그녀가 한 번 발을 옮기면 땅이 흔들리고, 그녀가 한 번 손을 휘두르면 산과 바다가 뒤바뀔 정도였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워하면서도 사랑했고, 그녀의 장난스러운 행동에 웃음 짓기도 했어요.

 

설문대할망은 물장구치기를 특히 좋아했어요. 한라산 꼭대기에 걸터앉아 긴 다리를 북쪽 바다와 남쪽 바다에 쭉 뻗으면, 그녀의 발끝이 바다에 닿았답니다.

할망이 물장구를 치기 시작하면 바닷물이 하늘 높이 솟구쳤고, 이는 마치 태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어요. 물고기들은 그녀의 발장구에 놀라 이리저리 흩어졌고, 제주 사람들은 이 거대한 물놀이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지요.


“흐음, 한라산 꼭대기가 너무 뾰족해서 앉기가 불편하네. 좀 정리해야겠어.”


할망은 한라산 꼭대기의 바위를 번쩍 들어올려 바다로 휙휙 던졌어요. 바위는 바다로 떨어져 제주 주변에 작은 섬들을 만들어냈어요.

 

그녀는 바위만 치운 것이 아니었어요. 할망은 한라산 정상의 흙을 긁어내어 치마에 담은 뒤, 주변 산과 들에 흙을 뿌려 새로운 산과 언덕을 만들었답니다.

덕분에 제주도는 더 풍성한 자연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사슴과 노루들은 새로 생긴 언덕과 산을 바라보며 놀랐고, 사람들은 한라산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설문대할망의 힘에 감탄했습니다.


“이제야 앉기 편하네!” 할망은 바다를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답니다.

 

어느 날,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라산 정상에 빗물이 고이기 시작했어요. 이 웅덩이는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커졌고, 하얀 사슴들이 물가로 나와 물을 마시며 놀았어요. 하지만 갑자기 설문대할망이 불편한 기색을 보였어요.


“사슴이 오줌을 누는 걸 보니 나도 오줌이 마려운걸!”


할망은 한라산 정상에 쪼그려 앉아 쏴아~ 하고 오줌을 누었어요. 이 엄청난 양의 오줌이 물처럼 산 아래로 쏟아져 내려가자 사람들은 깜짝 놀라 외쳤어요.


“홍수다! 어서 피해라!”
“으악, 이게 웬 오줌 냄새야!”


사람들이 이리저리 도망치며 난리가 난 동안, 할망은 시원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물러났답니다.

 

“이제는 배가 고프네. 하지만 이 섬은 늘 먹을 게 부족해. 안 되겠다, 육지로 나가서 먹을 것을 가져와야겠어!”

 

하지만 문제는 옷이었어요. 할망은 육지로 가기 위해 멋진 나들이옷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섬사람들을 모아놓고 말했어요.


“너희가 나를 위해 명주옷 한 벌을 만들어 준다면, 육지로 가는 다리를 놓아주겠다!”


사람들은 할망의 제안에 크게 기뻐하며 동의했어요. 하지만 할망의 몸집은 너무 커서, 그녀에게 맞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명주실이 필요했어요. 섬사람들은 모두가 힘을 합쳐 누에를 치며 실을 모았지요.

 

1년 동안 온 마을 사람들이 쉬지 않고 열심히 누에를 쳤어요. 드디어 명주실이 모였고, 사람들은 할망의 옷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문제가 생겼어요.


“아이고, 한 필만 더 있으면 되는데! 이걸 어쩌나…”


명주실이 딱 한 필 모자란 상황에서, 사람들은 조금 덜 만들어진 옷을 할망에게 가져갔어요.
“할머니, 한 필이 모자라 이렇게 되었어요.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으니 부디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하지만 설문대할망은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에이, 안 돼! 약속은 약속이잖아. 멋진 명주옷을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이건 아니야!”


할망은 섬사람들의 간청에도 마음을 돌리지 않았어요. 할망은 등을 돌리고 터벅터벅 한라산으로 올라가 버렸답니다.

교훈과 메시지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제주도라는 지역과 그 독특한 풍경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상상력으로 풀어낸 천지창조신화랍니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도의 풍경을 만들고, 그곳에 생명을 불어넣은 거인으로, 한라산의 모습과 제주도가 섬으로 남아 있는 이유를 신화적으로 설명해 주는 존재이지요. 

 

《설문대할망》 이야기에서  다음과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답니다. 

 

첫 번째 교훈은 약속과 책임의 중요성입니다.

설문대할망과 섬사람들 사이의 약속은 다리를 놓아주는 것과 명주옷을 만드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섬사람들은 약속을 다 지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할망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어요. 이는 우리에게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특히, 개인 간의 약속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하는 책임도 있다는 점을 가르쳐 줍니다.

 

두 번째 교훈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입니다.

설문대할망은 단순히 한 지역의 창조신화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그녀의 거대한 몸짓과 행동은 자연이 얼마나 강력하고 웅장한지를 상징합니다. 또한, 섬사람들이 그녀에게 다리를 요청하며 도움을 구하는 장면은 인간이 자연에 의존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도 경고하고 있지요.

 

세 번째 교훈은 협력의 가치입니다.

섬사람들이 할망의 명주옷을 만들기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장면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모두가 힘을 합치면 가능성이 생기지만, 그 과정에서 부족함이 생길 경우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이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는 단순히 거대한 거인이 등장하는 신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 약속과 책임, 그리고 협력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가르침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작은 약속 하나부터 자연을 아끼고 협력하는 마음까지, 우리는 설문대할망의 전설 속에서 배운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