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이야기] 날마다 서 푼

옛날부터 사람들은 삶의 지혜와 중요한 가르침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해주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날마다 서 푼"은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는 여러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도깨비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신비롭고 때로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지지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인간적인 실수와 어리숙함으로 우리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반면, 농사꾼은 평범하지만, 상황을 재치와 지혜로 극복하며 마침내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는  "어리숙한 도깨비 덕분에 농사꾼이 부자가 되었다"는 유쾌한 결말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간관계에서 감사와 소통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전래동화《날마다 서 푼》

옛날 옛적, 시골의 어느 작은 마을에 가난하지만 성실한 농사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농사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땀을 흘리며 농사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지만, 그의 삶은 늘 빠듯했습니다.

 

하루는 나무를 한 짐 팔아 겨우 서 푼을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그는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기분 좋게 걷고 있었습니다.

 

“가자, 가자, 집으로 가자! 밥해 먹나, 덕 해 먹나.”

 

농사꾼은 오늘 벌어온 돈으로 가족들에게 저녁 한 끼라도 따뜻하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지요.

그런데, 그가 어둑어둑한 산길을 지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난 존재가 있었습니다.

눈이 번쩍이고, 몸집이 커다란 도깨비였습니다!

 

“이봐, 농사꾼. 돈이 있다면 서 푼만 꾸어주게!”

 

도깨비는 커다란 손을 내밀며 농사꾼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농사꾼은 무서운 도깨비를 보고 깜짝 놀라며 주춤했지만, 어쩔 수 없이 서 푼을 꺼내 도깨비에게 건넸습니다.

 

“알겠소. 하지만 이 돈은 꼭 갚아야 하오.”

농사꾼의 단호한 말에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습니다.

 

“내일 이맘때까지 꼭 갚겠네!”

두 사람은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농사꾼이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려는 순간, 문 밖에서 웬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봐, 나와 봐! 나 왔어!”

농사꾼이 문을 열어보니 어제 만난 그 도깨비였습니다.

도깨비는 약속대로 서 푼을 던져주고는 곧장 돌아가 버렸습니다.

 

농사꾼은 도깨비가 약속을 지킨 것을 보고 약간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저녁에도 도깨비는 어김없이 찾아와 말했습니다.

“이봐, 나와 봐! 나 왔어! 서 푼을 갚으러 왔네!”

도깨비는 다시 서 푼을 건넸습니다.

농사꾼은 어리둥절하면서도, 그 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후로도 도깨비는 날마다 서 푼씩 들고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겼던 농사꾼도 점차 도깨비가 돈을 가져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주면 받고 보자!”

 

농사꾼은 그렇게 매일 서 푼씩 받아들이며 돈을 모았습니다.

 

도깨비가 가져다준 돈은 점점 쌓여 항아리 가득 찼습니다.

농사꾼은 그 돈으로 논을 사고, 기와집을 짓고, 가난했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잘 살게 되었습니다.

 

“도깨비 덕분에 이렇게 부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나!”

 

농사꾼은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며 자주 웃곤 했습니다.

 

그러나 도깨비의 방문이 점점 귀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농사꾼은 이제 더 이상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도깨비가 찾아올 때마다 문을 열지 않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도깨비가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 나와 봐! 이번에는 나랑 씨름 한 판 하세!”

농사꾼은 귀찮다는 듯 대꾸했습니다.

 

“난 자야 하니 귀찮게 굴지 말고 그냥 가게나.”

이 말에 화가 난 도깨비는 성큼성큼 돌아갔지만, 다음 날부터 농사꾼의 논에 자갈을 잔뜩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으악! 이게 무슨 일이야!”

 

논에 가득 쌓인 자갈을 보며 농사꾼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날부터 농사꾼은 자갈을 치우느라 하루 종일 고생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자갈은 날마다 쌓였고, 농사꾼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결국 농사꾼은 도깨비를 찾아가 사과했습니다.

 

“내가 잘못했네. 자네와 씨름을 할 테니 이제 그만 자갈을 뿌려주게.”

그러나 도깨비는 화가 나서 대꾸했습니다.

 

“필요 없네. 자네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네!”

 

농사꾼은 다시 고민 끝에 꾀를 냈습니다.

다음 날 도깨비가 자갈 자루를 메고 나타났을 때, 농사꾼은 도깨비를 막아서며 말했습니다.

“이봐, 자네 덕분에 내 논에서 곡식이 아주 잘 자라네. 자갈이 비료 역할을 하는구먼! 만약 개똥을 뿌렸다면 큰일 날 뻔했지!”

농사꾼의 말에 도깨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뭐라고? 개똥을 뿌렸으면 더 나빴겠다고? 그럼 두고 보자!”

 

그날부터 도깨비는 농사꾼의 논에 개똥을 가득 뿌렸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개똥은 좋은 거름이 되어 벼가 무럭무럭 자랐고, 농사꾼은 그해에 대풍작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농사꾼은 도깨비를 떠올릴 때마다 껄껄 웃었습니다.

 

“이 어리숙한 도깨비 덕분에 나는 정말 큰 부자가 되었군!”

 

교훈과 메시지: 위기를 기회로, 유머와 지혜로

《날마다 서 푼》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가장 큰 교훈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지혜와 긍정적인 태도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농사꾼은 처음에는 도깨비의 행동에 놀라고 불편해했지만, 이를 자신의 이익으로 전환하는 재치를 발휘합니다. 처음엔 매일 서 푼씩 받으며 부자가 되었고, 도깨비의 심술까지도 농사의 비료로 활용하며 결과적으로 큰 부자가 됩니다. 이는 우리에게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거나 분노하기보다는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관계의 중요성과 감사의 태도"에 대한 교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농사꾼은 처음에는 도깨비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신뢰를 쌓아갔지만, 점차 그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고 소홀히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의 호의에 감사하지 않고 귀찮아하는 태도를 보이며 문제가 발생했지요.

이러한 일들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가족, 친구,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배려와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감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중요한 가르침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유머와 재치의 힘"을 강조합니다. 농사꾼은 도깨비의 심술에 화를 내거나 맞서 싸우지 않고, 오히려 유머와 지혜로 극복합니다. 이것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창의적이고 유쾌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농사꾼의 유머러스한 대응은 결국 도깨비를 제압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모든 교훈은 단순히 동화 속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다양한 순간에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지혜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감사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