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심(USIM)의 기본 구조와 기능
유심(USIM)은 휴대전화 가입자의 신원 정보를 담은 스마트칩입니다. 유심 칩 내부에는 가입자를 식별하는 IMSI(국제 이동가입자 식별번호)와 통신사 네트워크와의 인증에 사용되는 고유 인증키(Ki), 그리고 전화번호부, 문자메시지 등의 개인 데이터 저장 공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휴대전화에 연락처를 저장하거나 SMS를 유심에 보관할 수도 있고, 휴대폰이 통신망에 접속할 때 유심 속 IMSI와 Ki를 이용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처럼 유심은 단말기의 신분증 역할을 하며, 통신사와 단말기 사이의 안전한 통신을 위해 암호화된 인증을 수행합니다.
2. 유심이 해킹될 수 있는 구조적 이유와 사례
일반적으로 유심 그 자체를 물리적으로 해킹하거나 복제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유심 관련 정보가 저장된 통신사 시스템이 해킹당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5년 4월 SK텔레콤 내부 시스템이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약 2,300만 가입자의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SKT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에는 유심 고유 식별번호와 키값 등이 포함되었으며, 이 정보가 악용될 경우 불법 유심 복제나 ‘심 스와핑(SIM Swapping)’과 같은 2차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유심 해킹의 구조적 위험은, 유심이 곧 사용자 인증 수단이라는 데 있습니다.
유심의 IMSI와 Ki가 노출되면, 범죄자는 이를 이용해 똑같은 유심 칩을 복제하여 다른 기기에 장착함으로써 ‘복제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디지털 쌍둥이를 만드는 것과 같아서, 원래 사용자의 휴대폰과 동일한 번호와 권한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하게 됩니다.
실제로 3년 전 국내에서도 유심 정보를 탈취해 은행 및 가상화폐 계좌를 털었던 ‘심 스와핑’ 범죄가 발생한 바 있어, 이번 SKT 사고와 유사한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당시 해커들은 탈취한 유심 정보로 심야 시간에 복제 유심을 만들어 피해자의 휴대폰을 “서비스 없음” 상태로 만든 후(원래 유심을 강제로 로그아웃시킨 셈) 본인들이 피해자 행세를 하여 금융자산을 탈취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
한순간에 가상화폐 증발…'심 스와핑' 의심사례 증가
한순간에 가상화폐 증발…'심 스와핑' 의심사례 증가[뉴스리뷰][앵커]휴대전화 유심칩을 복제해 각종 금융범죄에 악용하는 '심 스와핑'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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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심이 해킹 대상이 될까요?
우선 유심 정보만 확보하면 비교적 손쉽게 본인인증을 가로채고 금융 사기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커 입장에서는 휴대폰에 저장된 각종 인증번호 문자(SMS)나 전화 인증을 가로채는 것이 가장 빠른 범죄 수단 중 하나입니다. 유심 정보 유출 시, 범죄자는 복제 유심을 다른 기기에 넣고 정상 사용자인 척 통신망에 접속해 버립니다. 이 경우 원래 주인의 휴대폰으로 오는 문자 메시지, 전화 인증번호 등을 모두 공격자가 받아볼 수 있고, 심지어 모바일 결제나 계좌이체 시 필요한 SMS 인증을 가로채 금융범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인증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각종 공공서비스 (예: 본인확인 서비스)에도 침투하여 신분 도용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3. 유심 해킹의 영향 – 개인 인증부터 금융·공공 서비스까지
유심 해킹이나 심 스와핑 공격이 성공하면 개인의 디지털 신원이 통째로 도용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휴대전화 번호가 곧 본인 인증 수단으로 널리 쓰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 본인인증(인증번호 문자), 모바일 금융 OTP, 각종 간편결제 승인 등이 문자메시지(SMS)나 전화 인증으로 이루어지죠. 유심이 해킹당하면 이러한 인증 체계가 모두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 금융권 영향: 해커가 복제 유심을 통해 OTP 문자나 전화 인증을 가로채면, 은행 앱이나 간편결제에서 이체 승인, 비밀번호 재설정 등을 본인 행세하며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심 스와핑을 통한 금융자산 탈취 사례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발생한 바 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나 주식 계좌의 2차 인증을 뚫고 자산을 훔치는 데 악용될 수 있어 큰 금전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공공 서비스 영향: 정부24, 민원서비스, 각종 포털의 본인확인 등에서도 휴대전화 인증을 합니다. 유심이 탈취되면 공인인증 대체 수단으로 쓰이는 휴대폰 인증이 무용지물이 되어 명의 도용, 개인정보 탈취 위험이 커집니다. 예컨대 범죄자가 내 전화번호로 본인확인을 통과하면, 내 이름으로 각종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2차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개인정보 유출: 유심 자체에도 연락처, SMS 등이 저장되어 있다면 그 내용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의 스마트폰은 연락처나 메시지를 클라우드와 동기화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유심에 저장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옛날 유심을 그대로 써온 경우엔 중요한 연락처 정보가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유심 해킹은 휴대전화에 연결된 모든 생활 영역 – 금융, 쇼핑, 공공서비스, 메신저 앱 인증 등 – 에 연쇄적인 보안 위험을 초래합니다. 특히 이번 SKT 사고의 경우 해킹된 유심 정보가 실제 악용되기 전에 선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만약 정보가 다크웹 등에 유통될 경우 대규모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4. 유심 교체 후 발생하는 인증 오류는 왜일까?
이번 사건으로 SKT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 조치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유심을 교체하면 가끔 휴대폰에서 “본인 인증 실패” 등의 알림이 뜨거나, 갑자기 전화/데이터가 안 되는 현상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통신사나 단말기 문제라기보다, 보안을 위한 인증 절차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유심 트레이와 유심 칩. 유심을 교체한 후 처음 기기에 삽입하면 통신망에서 추가 본인인증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보안 절차를 완료하기 전까지 통화나 데이터 연결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2022년 9월 이후부터 국내 통신3사는 명의 도용 방지를 위해 유심을 갈아끼웠을 때 기기 명의와 회선 명의가 다른 경우 임시로 통신을 차단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유심을 넣으면, 통신사로부터 본인인증을 하라는 문자 메시지(URL)가 옵니다.
이 인증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전화, 문자, 데이터 접속이 제한되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분실폰에 다른 유심을 넣어 불법 사용하거나 명의 도용을 막기 위한 조치로, 유심 교체 시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유심을 교체한 뒤 “미인증 단말기”라며 서비스가 안 된다면, 받은 문자 속 URL에 접속해 본인 확인을 완료하면 해결됩니다.
혹시 문자를 놓쳤다면 통신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재발송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 때문에 교체 직후 바로 휴대전화가 안 될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보안 강화 조치입니다.
또한 일부 은행 앱이나 인증서는 새 유심을 인식하면 보안상의 이유로 초기화되기도 합니다. 과거 USIM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해 쓰던 분들의 경우, 유심 교체 시 인증서가 함께 사라져 버릴 수 있으므로, 은행 앱에 다시 로그인하여 필요한 인증서를 재발급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에는 공인인증서 대신 간편인증을 많이 쓰지만, 여전히 유심 변경을 기기 변경으로 간주하여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서비스들이 있으니 참고해야 합니다.
5. eSIM의 개념과 장단점 (그리고 유심과의 차이)
최근 주목받는 eSIM은 embedded SIM의 줄임말로, 내장형 SIM 칩을 의미합니다.
전통 유심처럼 물리적인 카드 형태가 아니라, 스마트폰 기판에 내장된 칩에 통신 가입자 정보를 다운로드하여 쓰는 방식입니다.
QR 코드 스캔이나 통신사 앱을 통해 원격으로 프로파일을 설치하면 즉시 개통되며, 물리 칩 교체 없이도 통신사를 바꾸거나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 혁신으로 평가받습니다.
eSIM의 장점:
- 물리적 분실/도난 위험 감소: eSIM은 기기에 납땜되어 있어 분리하거나 훔쳐갈 수 없습니다. 유심처럼 작은 칩을 잃어버릴 걱정이 없고, 도난폰에서 유심을 빼 다른 기기에 넣는 식의 악용도 어려워집니다.
- 원격 개통과 신속한 전환: 통신사 대리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즉시 개통이 가능하고 해외 로밍도 현지 eSIM 서비스로 QR 코드 하나로 개통할 수 있습니다. 즉, 유심 배송이나 재발급 시간 없이도 서비스 전환이 가능합니다.
- 멀티프로파일 지원: 하나의 eSIM 칩에 여러 개의 번호/요금제 프로파일을 저장할 수 있어, 듀얼심 이상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업무용·개인용 번호를 한 휴대폰에서 쓸 수도 있고, 해외 여행 시 현지 eSIM을 추가로 넣어 쓰는 등 유연성이 높습니다.
eSIM의 단점:
- 기기 호환성과 관리: 아직 모든 기기가 eSIM을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갤럭시 일부 모델 등)은 지원하지만 구형 기기나 저가형 기기는 eSIM 기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또한 eSIM을 사용하려면 통신사 앱 또는 웹을 통한 프로파일 관리가 필요해 다소 번거롭게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 긴급 상황 시 유연성: 물리 유심은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폰이 고장났을 때 다른 폰에 즉시 옮겨 꽂을 수 있지만, eSIM은 다른 기기로 번호를 옮기려면 통신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폰을 잃어버렸을 때 새 폰에서 내 번호를 쓰려면 통신사에 연락하거나 QR코드 재발급을 받아야 하므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보안 우려에 대한 오해: eSIM도 원격 해킹의 위험이 완전히 없진 않습니다. 다만 물리적 복제가 어렵고, 통신 프로파일은 암호화되어 다운로드되므로, 보안 측면에서는 기존 유심보다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SIM 스와핑 같은 수법도 eSIM 환경에서는 통신사 측 신원확인 절차가 강화된다면 시도 자체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eSIM 역시 네트워크를 통해 동작하므로 피싱, 사회공학 공격에는 여전히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100% 안전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심과 eSIM의 근본적인 차이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가 여부입니다. 기능적으로는 통신망에서 보기엔 동일한 가입자 모듈이기 때문에, 인증 방식이나 역할은 유심과 같습니다. 다만 eSIM은 분리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분실 및 복제 위험을 크게 낮춘 기술적 진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유심 교체 vs eSIM 전환 – 어느 쪽이 더 안전한가?
이번 SKT 사고를 계기로 “차라리 eSIM으로 바꾸는 게 낫나?”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보안 측면에서 몇 가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 물리적 보안: 새 유심을 교체하는 것과 eSIM으로 전환하는 것 모두 유심에 저장된 Ki(인증키)를 새 것으로 교체한다는 점에서 해킹된 정보(기존 Ki)의 무력화라는 효과는 같습니다. SKT의 유심 무료 교체도 탈취된 정보로는 더 이상 인증되지 않도록 새 칩으로 바꿔주는 조치입니다. eSIM 전환도 결국 통신사에서 새로운 eSIM 프로파일(Ki와 IMSI 세트)을 발급받는 것이므로 효과는 동일합니다.
- 복제 공격 대응: eSIM은 사용자가 직접 만질 수 없으니 제3자가 내 휴대폰에서 SIM을 몰래 빼내어 복제하는 식의 공격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원격으로 eSIM 프로파일을 해킹하려면 통신사와 기기 사이의 보안요소를 뚫어야 하는데, 여기에 추가 보안 계층이 있어 기존 유심보다 난이도가 높습니다. 반면 물리 유심은 칩 자체를 탈취당하면 (예: 휴대폰 도난) PIN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한 내용을 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eSIM이 복제에는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통신사 공격 대응: 그러나 통신사 서버가 해킹되어 유심 정보가 탈취당하는 상황에서는 물리 유심이든 eSIM이든 똑같이 위험합니다. 통신망에서 쓰이는 IMSI, 인증키(Ki)는 유심 종류와 무관하게 통신사에 저장되어 있고, 이번 SKT 사고처럼 서버 해킹으로 IMSI와 Ki가 유출되면 eSIM 가입자도 똑같이 영향을 받습니다. 다만, eSIM 보급이 더 확산되면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가 취할 대응 방법은 좀 더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수천만 명에게 유심을 물리적으로 교체해주느라 고객센터와 대리점이 북새통이 되었지만, eSIM이었다면 원격으로 대규모 프로파일 업데이트를 통해 교체를 진행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eSIM은 사후 대응에도 유리한 기술입니다.
- 사용자 관리 측면: 유심 교체는 대리점 방문 등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한 번 바꾸고 나면 특별히 추가 설정이 필요 없습니다. eSIM은 초기 설정은 편하나, 기기를 변경하거나 초기화할 때 유심처럼 뺐다 끼우는 식으로 간단히 해결되지 않으므로 사용자가 프로파일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안만 놓고 본다면 eSIM 쪽에 약간의 이점이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완전한 대안이 되기엔 보급률과 편의성 측면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유심 정보 유출 같은 상황에서 핵심은 새로운 키로 교체하는 것입니다. 물리 유심 교체나 eSIM 프로파일 재발급 모두 그 목적을 달성하며, eSIM은 물리적 취약점을 줄인 보다 진화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해킹의 근본 원인이 된 통신사 시스템 보안이 중요하지, 유심 형태가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7. SKT의 조치 평가와 타 통신사의 대응 필요성
SK텔레콤은 이번 사고 발생 후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28일부터 전 고객 대상 유심 무료 교체 지원, 유심보호서비스의 무료 제공 및 가입 독려, 그리고 피해 고객 비용 환급과 알뜰폰(MVNO) 고객 동일 적용 등 고객 불안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신속하고 전면적인 대응은 통신사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고객 보호를 최우선에 두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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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017670]이 25일 2천300만명에 달하는 전 고객을 대상 유심 무상 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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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화하고 가입을 장려한 것은, 추가 피해 예방 조치로서 의미가 큽니다.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본인 휴대폰 이외의 다른 단말기에 내 유심을 꽂아도 통신이 차단되고, 해외 로밍 시에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심 스와핑이나 도난폰 악용을 막아줍니다. 실제로 사고 후 사흘 만에 206만 명 이상이 이 서비스에 새로 가입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이런 사후 조치를 소비자가 일일이 신청해야 하나”, “미리 보안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또한 SKT 가입자가 아닌 타 통신사 이용자들도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비록 사고는 SKT에서 발생했지만, 다른 이동통신사(MNO)들도 유사한 위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들도 자사 시스템의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혹시 모를 정보 유출 대비책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대부분 통신3사의 망을 임대해 쓰고 있어, 망 사업자의 보안 사고가 자신들의 고객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고객 공지나 안내에 협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SKT가 도입한 이상징후 탐지(FDS) 시스템이나 유심보호서비스 등은 업계 표준으로 격상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 통신사만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전체 이동통신 업계가 공동으로 보안 수준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과기정통부 등主管 부처를 중심으로 통신사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팀을 구성해 보안 위협 인텔리전스를 주고받는 것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SKT 보안사고 관련 공지 - [안내]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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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보안 정책 개선 – 정부와 통신사가 해야 할 일
이번 사건은 정부와 통신사 모두에게 값비싼 교훈을 주었습니다. 제도적인 보완책과 보안 정책 개선 방향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① 핵심 가입자 정보의 분산 저장 및 암호화: 통신사는 유심 IMSI나 Ki 같은 민감 정보를 암호화하고, 내부 망에서도 접근 통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한 곳의 시스템 침해로 모든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정보를 분산 관리하거나 이중·삼중의 보안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② 침해사고 대응 프로토콜 강화: 현재도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보고 등 절차가 있지만, 고객 통지 의무와 속도에 대한 기준을 더 엄격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SKT는 19일 밤 사고 인지 후 20일 KISA에 보고했으나, 고객들에게는 22일이 되어서야 공지했습니다. “24시간 내 통보” 등의 규정을 더 강화하고 지키지 않았을 때 제재를 가하는 등 신속한 투명성 확보가 중요합니다.
③ 집단소송제 도입 등 법제 정비: 이번처럼 피해 규모가 큰 보안 사고의 경우 현재 개별적으로 소송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소비자들이 모여 한 번에 구제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기업이 보안에 소홀했다가 사고가 나면 법적 책임을 엄중히 지도록 함으로써 보안 투자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④ SIM 의존 인증체계 개선: 정부와 업계는 휴대전화 번호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본인인증 체계를 재평가해야 합니다. 보다 안전한 이중 인증 수단(예: 앱 기반 OTP, 생체인증 등)을 확대하고, SMS 인증만으로 고액 거래를 승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등과 협업하여 통신 인증과 금융 보안의 교차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⑤ eSIM 활성화 및 관리 감독: 정부는 2022년부터 eSIM 도입을 허용했지만, 초기이다 보니 이용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eSIM을 도입하는 통신사를 지원하고, eSIM 전환 절차에서 보안 인증 (예: QR 발급 시 본인확인)이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감독해야 합니다. 또한 eSIM 보안에 대한 대국민 안내를 통해 오해나 불안감을 해소하고 활용을 촉진할 필요도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과 신뢰 회복입니다. 통신망은 국가 기반시설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주기적인 보안 감사와 모의 해킹 점검 등을 실시해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통신사들도 보안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조직 문화 변화가 필요합니다.
9. 일반 이용자를 위한 보안 수칙과 팁
보안 사고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 이용자들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안전수칙이 있습니다. 다음의 팁을 참고하여 내 유심과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보호해보세요
- 유심 PIN 번호 활성화: 휴대폰 유심에는 PIN 코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본 PIN이
0000
등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반드시 변경해두세요. PIN을 모르면 유심을 다른 기기에 넣어도 사용할 수 없으므로, 도난 시 최소한의 보호막이 됩니다. PIN 입력 3회 오류 시 PUK 코드가 필요하니, PUK 코드는 통신사로부터 미리 안내받아 안전한 곳에 보관하세요. -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SKT 이용자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꼭 가입합시다. 타 통신사도 유사한 서비스가 있거나 곧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니 문의해보세요. 이 서비스를 켜두면 임의의 유심 변경이나 해외 로밍 시도가 즉시 차단되어, 설령 유심 정보가 유출되어도 악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단, 해외 여행 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꺼야 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고, SKT는 이를 개선 중입니다.)
- 이상 징후 모니터링: 내 휴대폰이 갑자기 “서비스 없음” 상태로 통신이 두절된다면 즉시 통신사에 문의해야 합니다 심 스와핑 공격이 발생하면 원래 폰이 먹통이 되므로, 예고 없이 연결이 끊기면 유심 문제를 의심하고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모르는 곳에서 내 명의로 개통 시도가 있지는 않았는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본인명의 개통정보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SMS 대신 안전한 인증 수단 사용: 금융 서비스나 중요한 계정은 가능하면 SMS 2단계 인증 대신 OTP 앱, 보안토큰, 생체인증 등 대체 수단을 사용하세요. SMS는 유심 해킹의 직접적인 타겟이 되므로, 더 안전한 인증 앱 (예: Google Authenticator, Authy 등)이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쓰면 설령 유심이 털려도 계정은 지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 통신사 계정 보안 강화: 이동통신사 웹/앱 계정(ID/PW)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해커가 통신사 온라인 계정을 탈취하면 유심 재발급이나 eSIM 프로파일 발급을 원격으로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통신사 아이디에 이중 인증을 설정하거나, 추측 어려운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개인정보 노출 최소화: 내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피싱 사이트나 스미싱 링크를 클릭해 입력한 정보로 통신사에 사칭 연락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를 사칭한 문자가 오면 절대 링크를 누르지 말고, 의심된다면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해 확인하세요.
마지막으로, 보안은 불안이 아닌 습관입니다. 평소에 약간만 신경 쓰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 SKT 유심 해킹 사건을 계기로 모두가 통신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개인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하여 더 안전한 이동통신 환경을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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