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통합과 자살: 뒤르켕 이론의 현대적 의미

2024년 05월 28일 by 삶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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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인간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사회적 일탈 행위로 볼 수 있다. 자살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접근 방법이 있는데, 그중에서 오늘은 뒤르켕의 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에밀 뒤르켕(Émile Durkheim)은 그의 저서 "자살론"에서 자살을 사회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자살이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혁신적인 관점을 제시했는데, 이 글에서는 뒤르켕의 자살 이론을 자세히 살펴보고,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탐구해 보자.

자살, 유형

자살의 네 가지 유형

뒤르켕은 자살을 사회적 통합과 규제의 정도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기적 자살 (Egoistic Suicide)

이기적 자살 Egoistic suicide)은 자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개인과 구성원들 간의 결속과 사회적 통합력이 낮아 개인이 소외감을 느낄 때 발생하며, 개인이 사회적 집단과의 유대가 약할수록 자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뒤르켕은 설명하고 있다.

즉 이기적 자살률은 가족 구성원들 간의 결속력이나 종교의 사회 통합력 등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뒤르켕은 사회적 가치관이 결국은 사회적 결속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특징:

  • 사회적 유대 부족(사회적 고립): 가족, 친구, 커뮤니티와의 유대가 약한 개인은 소외감을 느끼고, 이는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 개인주의문화 : 개인주의가 강하게 발달한 사회에서 개인이 사회적 지지 없이 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개인주의 문화에서 이기적 자살의 발생률이 높다.
  • 종교적 영향: 뒤르켕은 종교적 집단, 특히 가톨릭 교도가 프로테스탄트 교도보다 자살률이 낮은 이유를 더 강한 사회적 통합에서 찾았다.
  • 소외감: 개인이 사회적 집단에서 소외감을 느낄 때 발생한다

예시

  1. 독신자: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사회적 연결고리가 약한 사람들이 이기적 자살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2. 자녀가 없는 사람들: 자녀가 없는 경우, 노년기에 사회적 지지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3. 노인층: 노년층은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기 쉽고, 이는 이기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례 연구

  • 종교적 비교: 뒤르켕은 그의 연구에서 카톨릭 교도가 프로테스탄트 교도보다 자살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카톨릭 교도들이 더 강한 사회적 통합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 사회적 변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개인의 사회적 유대가 약해지고, 이는 이기적 자살률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현대적 적용

현대 사회에서도 이기적 자살의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적 고립감과 소외감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겉으로는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한,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도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타적 자살 (Altruistic Suicide)

이타적 자살 은 지나치게 사회에 통합되어 있어서 나 자신보다 집단의 목적이 인생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 집단과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기꺼이 희생시킬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사회적 통합이 너무 강하여 개인의 삶보다 사회적 기대와 규범이 우선시 될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경우 개인이 개인이 국가나 공동체와 같은 사회적 집단에 완전히 몰입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희생할 때 이것을 이타적 자살이라고 한다.

즉, 이타적 자살은 사회적 통합이 너무 높아 개인의 삶보다 사회적 기대가 우선시될 때 발생한다.

특징

  • 과도한 사회적 통합: 개인의 정체성이 사회적 집단에 의해 완전히 흡수될 때 발생한다.
  • 사회적 압력이나 기대 충족: 사회적으로 압력을 받아 자살하는 경우와 같이 사회적 규범과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 명예와 의무: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 명예와 의무를 반영한다

예시

대한민국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왕조가 일본에 강제 합병 당할 즈음 많은 애국 열사들이 일본의 침략에 저항하여 할복자살 하거나 폭사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러한 자살을 이타적 자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종교적 포교를 위한 순교나, 일본의 카미카제와 같은 것도 이타적 자살이라고 볼 수 있다.

  1. 군인의 자살: 전쟁 중에 명예를 위해 자살 공격을 감행하는 군인들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보다 국가나 집단의 명예를 더 중요시하는 이타적 자살의 예입니다.
  2. 종교적 순교자: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신앙과 집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칩니다.
  3. 전통 사회의 관습: 일부 전통 사회에서는 특정 상황에서 자살이 명예로운 행동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사무라이가 주군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할복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역사적 사례

  • 가미카제 조종사: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일본의 가미카제 조종사들은 자살 공격을 감행하여 적 함선을 공격했습니다. 이는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 간주되었습니다.
  • 힌두 과부의 사티: 과거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남편이 사망하면 과부가 남편의 장례식에서 자신을 불태우는 사티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는 사회적 규범을 따르기 위한 극단적인 희생의 예입니다.

 

아노미적 자살 (Anomic Suicide)

사회가 개인의 열망과 기대를 통제하거나 규제할 능력을 상실해 개인에게 생겨난 아노미 상태에서 발생하는 자살유형을 아노미적 자살이라고 한다. 이 유형은 급격한 사회적 변화나 불확실한 사회적 조건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설명되고, 경제적, 사회적 불안정이 클 때 주로 발생하며, 이는 개인이 기대했던 사회적 구조와 현실 사이의 괴리 등과 같은 개인의 삶에 대한 통제력 상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노미(anomie)란 종전에 있던 규범, 가치관 및 신념이 무너지고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규범, 가치관 및 신념이 생겨나지 않는 상태나 혼란 상태를 가리킨다.

특징

  • 사회적 혼란: 경제적 위기나 사회적 불안정이 주원인이다.
  • 사회적 규제 부족: 사회적 규제와 규범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약화될 때 발생한다.
  • 혼란과 무질서: 개인이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을 느끼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 예측 불가능성: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급변할 때 자주 발생한다..

예시

  1. 경제적 위기: 경제 대공황이나 금융 위기 같은 경제적 위기, 실업률 상승, 빈부격차 확대 등이 개인의 삶에 불안감을 조성하며, 이는 아노미적 자살의 주요 요인이 된다.
  2. 사회적 변화: 산업화, 도시화, 전쟁 등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 예를 들어 혁명이나 전쟁 후의 재건 시기, 사회적 규범이 흔들리면서 개인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때 발생할 수 있다.
  3. 개인적 위기: 개인이 겪는 갑작스러운 변동, 예를 들어 이혼, 갑작스러운 실직 등이 개인의 삶에 큰 변화를 초래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사례 연구

  • 경제 대공황: 1929년 미국 대공황 시기,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파산을 겪으며 자살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경제적 불안정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 사회적 전환기: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숙명적 자살 (Fatalistic Suicide)

숙명적 자살은 지나치게 강한 사회적 규제로 인해 개인이 극단적인 억압과 절망감을 느낄 때 발생한다. 이 유형은 자살의 다른 유형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덜 논의되었지만, 사회적 규제와 개인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숙명적 자살은 개인의 삶이 엄격한 규제와 통제로 인해 매우 제한적이고 억압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특히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무력감에 빠질 때 일어난다.

특징

  • 극단적 억압( 강제된 규칙과 규제 ): 지나치게 엄격한 법률이나 규제로,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극도로 제한될 때 발생한다.
  • 제한된 사회적 이동성: 사회적 이동성이 제한된 경우, 특히 경제적, 사회적 계층 상승이 불가능한 경우, 개인은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절망에 빠 질 수 있다
  • 예측 가능성: 이러한 자살은 특정 사회적 구조나 제도 내에서 예측 가능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시

  1. 감옥의 수감자: 감옥에서 장기 복역 중인 수감자는 극단적인 통제와 제한된 생활로 인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수감자는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
  2. 노예: 역사적으로 노예는 극도로 제한된 자유와 끊임없는 억압 속에서 삶을 이어갔다. 이러한 극단적인 억압 속에서 자살은 탈출구로 여겨질 수 있었다.
  3. 과거의 가부장적 사회 구조: 극도로 억압적인 가부장적 사회 구조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숙명적 자살의 현대적 예시

현대 사회에서도 숙명적 자살의 개념은 특정 상황에서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극도로 억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이나 강한 통제 아래 놓인 직장인들이 이러한 유형의 자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자살의 사회적 원인

뒤르켕은 자살의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고려했다. 그는 자살률이 종교, 결혼 상태, 자녀 유무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고,  특히, 가톨릭 교도가 프로테스탄트 교도보다 자살률이 낮은 이유를 더 강한 사회적 통합과 규제에서 찾았다.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현대 사회에서도 뒤르켕의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예를 들어, 사회적 유대가 약한 사람들, 특히 소셜 미디어와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관계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자살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경제적 불안정과 같은 사회적 변동이 자살률에 미치는 영향도 여전히 중요한 연구 주제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뒤르켕의 자살 유형 분류는 자살이 개인의 내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러한 분류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자살 예방 및 사회적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심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과 규제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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