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래동화 이야기]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고을 원님
 

[전래동화 이야기]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고을 원님

역사 속에서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안위보다 백성의 안녕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직접 살피고 해결하려 노력한 인물들입니다. 이러한 리더십은 단순한 지휘 능력을 넘어 희생과 공감, 그리고 백성을 향한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오늘 소개할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 고을 원님》의 이야기는 한 명의 어진 원님과 그를 통해 감사와 은혜를 되새기는 박문수 어사의 감동적인 만남을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백성을 사랑하는 리더의 자세와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전하며,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 있는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제, 흉년 속에서도 백성을 위해 헌신한 상주 고을 원님과 그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박문수 어사의 여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전래동화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 고을 원님》

옛날 조선 시대, 임금님은 백성들의 삶을 살피고 바른 정치를 위해 암행어사를 파견하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박문수 어사는 재치 있고 정의로운 성품으로 백성들에게 사랑받는 암행어사로 이름을 날렸지요.

 

어느 해, 박문수 어사는 임금님의 명을 받아 경상도 지방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백성들은 굶주림과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그러나 박문수가 상주 고을에 도착했을 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박문수는 다른 고을에서는 사람들이 배고픔에 지쳐 힘들어했지만, 상주 고을의 백성들은 비교적 평온해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밭이 이렇게 말랐는데도, 백성들이 비교적 여유로워 보인다니…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구나.”

 

의아한 마음에 박문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주막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주막에서는 농부들이 술 한 잔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박문수는 일부러 평범한 손님처럼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습니다.

한 농부가 술잔을 들며 말했습니다.

 

“이번 흉년에 우리가 밥이라도 굶지 않는 건 모두 우리 원님 덕분이지.”

 

다른 농부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렇고말고. 관가의 곡식을 아낌없이 내어 백성들에게 나눠 주셨으니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거라네.”

 

하지만 또 다른 농부는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어지신 분이 한양에서 큰 죄를 짓고 이곳으로 쫓겨왔다는 이야기가 사실일까?”

 

박문수는 그 말을 듣고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자리를 떠 관가로 향하며 상주 원님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박문수는 관가에 도착하자 암행어사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마패를 꺼내 보였습니다. 원님은 깜짝 놀라며 정중히 박문수를 맞이했습니다. 박문수는 원님에게 물었습니다.

 

“백성들에게 어진 다스림을 베풀고 계신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사또께서는 본디 한양에서 큰 일을 하셨던 분이라 들었는데 어찌하여 이곳 상주에 내려오시게 되었습니까?”

 

원님은 잠시 고민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부끄럽고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하지**만 어사님께서 직접 묻는다면 숨길 수 없지요.”**

 

원님은 한양에서 임금님의 곁에서 일하던 선전관이었다고 했습니다. 어느 해, 조선 전역에 심각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백성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임금님은 술을 만들거나 마시는 것을 금지하는 금주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남산 근처의 어느 집에서 몰래 술을 만든다는 소문이 돌자, 임금님은 선전관에게 명령했습니다.

 

“사흘 안에 죄인을 찾아오라. 그렇지 못하면 너의 목이 달아날 것이다.”

 

선전관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남산 근처의 한 주막으로 갔습니다. 그는 주모를 유인하기 위해 배를 움켜쥐고 땅바닥을 구르며 말했습니다.

 

“제발… 한 잔만 마시면 살 것 같소!”

 

주모는 고민 끝에 초가집에서 몰래 술을 한 병 가져왔습니다. 그 순간, 선전관은 크게 외쳤습니다.

 

“죄인은 나와서 포승줄을 받으라!”

 

그러자 한 남자가 나와 무릎을 꿇으며 말했습니다.

 

“늙으신 어머니가 굶주려 하는 수 없이 술을 빚었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저를 처벌하십시오.”

 

그때 남자의 어머니와 아내가 달려와 애원했습니다.

 

“제발 저희를 대신 벌해 주십시오. 남편은 죄가 없습니다!”

 

이 광경을 본 선전관은 차마 이 가족을 벌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임금님께 “죄인을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보고했고, 이 일로 관직에서 쫓겨나 상주 고을로 내려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원님의 이야기를 들은 박문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원님에게 큰 절을 올렸습니다.

 

“이 무슨 일인가? 어사가 어찌 원님께 절을 하십니까?”

 

원님이 놀라 물었지요.

그제야 박문수는 고개를 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제가 젊었을 때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원님께서 어려운 저를 구해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 그 은혜를 갚게 되니 감격스럽습니다.”

 

원님은 박문수가 훌륭한 어사가 된 것을 보고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박문수는 한양으로 돌아가 임금님께 상주 고을 원님의 사연을 낱낱이 보고했습니다.

 

“임금님, 원님은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어진 분입니다. 백성들은 그 덕에 가뭄 속에서도 살아남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임금님은 크게 감동하여, 상주 고을 원님을 다시 한양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원님은 임금님의 신뢰를 회복하며 다시 백성을 위해 일하게 되었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 고을 원님》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① 백성을 사랑하는 리더십의 본질
상주 고을 원님은 관직에서 쫓겨난 신세였지만, 어디에서나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자신이 관리하는 관아의 곡식을 백성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며, 그들의 생명을 지키고 마을을 살렸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단순히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존재하는 리더가 아닌, 백성의 삶을 보살피고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손을 내미는 리더야말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는 점을 가르쳐줍니다.

오늘날에도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이러한 공감과 헌신의 마음일 것입니다.

 

② 희생과 용기가 만드는 변화
원님은 남산 근처에서 술을 빚은 사람들을 발견하고도, 그들이 가진 사정을 깊이 이해하며 벌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관직과 명예를 잃을 것을 알면서도 백성을 위한 희생을 선택한 원님의 모습은, 때로는 개인의 이익을 내려놓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단순히 큰 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자리를 잃더라도 올바른 일을 선택하는 희생과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이 이야기는 알려줍니다.

 

③ 은혜를 잊지 않는 감사의 태도
박문수 어사가 상주 원님에게 절을 올리는 장면은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젊은 시절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았던 일을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직접 행동으로 표현한 박문수 어사의 태도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의 도움을 받고도 이를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은혜를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더 풍요롭게 만들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따뜻하게 만든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④ 진정한 공정함과 정의
박문수 어사가 임금님께 상주 고을 원님의 선행을 알리고, 원님의 명예를 회복시킨 것은 진정한 공정함과 정의의 실현을 보여줍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백성을 위해 희생했던 원님은 결국 박문수 어사의 도움으로 다시 명예를 되찾고, 임금님의 신뢰를 회복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에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일은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는 정의에 대한 믿음을 심어줍니다. 동시에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주변에서 돕고 응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쳐줍니다.

백성을 위한 마음과 정의는 세상을 밝힌다

《암행어사 박문수와 상주 고을 원님》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진정한 리더십, 희생, 감사, 정의라는 중요한 덕목을 우리에게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상주 고을 원님은 자신의 안위보다 백성을 먼저 생각했고, 그 마음은 가뭄 속에서도 마을을 지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박문수 어사는 은혜를 기억하며 원님의 희생을 세상에 알렸고, 이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며 모두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때 결국에는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상주 고을 원님의 따뜻한 마음과 박문수 어사의 감사와 정의로움을 본받아야 합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주변의 이웃을 배려하고, 작은 희생과 용기를 통해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백성을 위한 마음과 정의로운 실천은 어느 시대에서나 세상을 밝히는 등불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이야기를 통해 그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