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우렁더우렁"의 의미와 해석
 

"어우렁더우렁"의 의미와 해석

한국어에는 참 정감 가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습니다. 

어우렁더우렁 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문학 작품을 읽다보면 무심코 지나가는 단어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우렁더우렁"이라는 표현은  종종 사용되는 단어인데,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 함께 웃고 울며 인연을 맺는 삶의 여정을 표현하는데 사용되곤합니다. 

특히 문학과 역사 속에서 사용되며, 공동체 정신, 화합, 삶의 무상함과 같은 철학적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우렁더우렁"이라는 표현의 기본 의미부터 문학 속에서의 활용, 그리고 만해 한용운의 시 「어우렁 더우렁」의 깊이 있는 해석까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우렁더우렁"이란? 

"어우렁더우렁"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부사로 사용되며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들떠서 지내는 모양"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라 되어 있습니다. 다시말해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 단어에 대해 어떻게 사용될까를 생각해보면 떠들썩한 장터, 흥겨운 잔치, 혹은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일을 도와주던 전통적인 두레 문화 등을 연상하며, 사람들이 ,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과 공동체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표현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미

  •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어울리는 모습
  • 함께 모여 즐겁게 떠드는 상황
  • 질서 없이 북적이거나 혼란스러운 분위기

 

유사한 표현과 비교

  • "왁자지껄":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 "시끌벅적": 많은 사람이 모여 떠들썩한 분위기
  • "와글와글": 작은 소리들이 끊임없이 들리는 느낌
  • "북적북적": 사람이 많아 붐비는 상태

 "어우렁더우렁"의 사용 예시

일상생활에서의 사용

시장 풍경

"전통시장은 언제 가도 어우렁더우렁 시끌벅적해서 활기가 넘쳐!"

→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며 상인들과 손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잔치나 축제

"마을 잔치에서 다들 어우렁더우렁 어울려서 정말 즐거웠어!"

→ 흥겨운 음악과 함께 사람들이 어울려 놀고 떠드는 모습

 

가족 모임

"추석 때 친척들이 다 모이니 어우렁더우렁 정신이 없더라."

→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함께 웃고 떠드는 모습

문학이나 예술에서의 사용

소설 속 등장인물들

"이 소설은 다양한 인물들이 어우렁더우렁 얽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 복잡하게 얽힌 관계 속에서 사건이 전개되는 느낌

 

드라마/영화 속 상황

"이 영화는 어우렁더우렁한 시장 풍경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야."

→ 사람들 간의 갈등과 화합이 동시에 나타나는 장면

 

조금 억지스러운 문장도 있지만 대략 이렇게 사용된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어우렁더우렁"과 공동체 정신

이 표현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 사회는 두레문화, 풍물놀이, 마당놀이 등 공동체 문화가 강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죠.

 

이러한 전통문화 속에서 "어우렁더우렁"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나타내는 중요한 개념이라 생각됩니다. 

 만해 한용운의 「어우렁 더우렁」 

만해 한용운(1879~1944)은 독립운동가이자 불교 승려, 그리고 철학적 시인이었습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에서 불교적 사유와 민족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함께 담아 작품을 창작했는데,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은 저항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노래한 작품이지만, 「어우렁 더우렁」은 보다 철학적이고 인생의 흐름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이 시에서 "어우렁 더우렁"은 단순한 북적임이나 소란이 아니라, 삶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힘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살아가고, 다양한 감정과 인연을 경험한 후 다시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어우러짐" 속에서 의미를 가지며,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존재의 가치를 찾습니다.

 

이제 만해 한용운의 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에서 "어우렁 더우렁"은 단순한 북적임이나 소란이 아니라, 삶과 인연, 윤회의 의미를 담은 철학적인 표현으로 사용되며  삶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힘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살아가고, 다양한 감정과 인연을 경험한 후 다시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어우러짐" 속에서 의미를 가지며,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존재의 가치를 찾습니다. 

어우렁~ 더우렁~
와서는 가고
입으면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이 되었을꼬

봅날의 영화 꿈인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했겠지

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한 미움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리 어이 맺어졌으랴

한세상 살다 갈 소풍길
원없이 울고 웃다가
말똥밭에 굴러도이승이 낫단 말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보자
-만해 한용운- 

1연: 인연의 신비함

"와서는 가고, 입으면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이 되었을꼬"

 

해석

"삶은 왔다가 가는 과정이며, 인연도 언젠가 헤어질 운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떻게든 인연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 인생의 덧없음과 인연의 신비로움을 강조

2연: 인생의 무상함

"봄날의 영화 꿈인 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해석

"젊음과 행복한 순간은 결국 사라진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 불교적인 무상(無常)의 철학이 담김

3연: 사랑과 미움 속에서도 함께하는 삶

"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

 

해석

"사랑과 미움은 삶 속에서 공존하는 것."

"고통과 기쁨이 함께하는 것이 곧 인생이다."

→ 삶의 복합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

4연: 후회 없이 살아가자

"말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단 말, 빈말 안되게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보자"

 

해석

"어떤 고난이 있어도, 살아가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

"우리의 삶이 의미 있으려면, 서로 어우러지며 살아가야 한다."

→ 결국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

 

 

"어우렁더우렁 살아가자"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늘 누군가와 얽혀 살아갑니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프지만,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왕이면 웃고 떠들며, 즐겁게 "어우렁더우렁" 살아보자!